
글.사진 : 루릭 (http://blog.naver.com/luric)
*이 청음 후기는 '제품 사용기'라기보다는 개발자분의 참조를 위해 작성된 극히 간단한 '리포트' 정도로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1. 머릿말

필자는 멋진 음악에 대한 열정만큼 아름다운 소리에 대한 열정도 갖고 있습니다. 음악이 먼저냐 소리가 먼저냐 - 이런 식으로 편가르기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싸구려 이어폰과 카세트 플레이어로 듣는 곡이 주옥같은 감동을 줄 수도 있고, 평소에는 관심도 없던 곡이 새롭게 구입한 고가의 이어폰을 통해 들려올 때 흙탕물 속에서 황금알을 발견한 듯한 기쁨을 얻기도 합니다.
이런 열정은 필자나 다른 많은 유저분들이 아닌, 음향기기를 개발하는 분들의 마음 속에서도 항상 들끓고 있습니다. PC-Fi가 부흥하기 시작하면서 많은 국내 개발자분들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것은 무척 고무적인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높은 가격대와 다소 폐쇄적인 커뮤니케이션 구조를 갖고 있던 오디오 업계에 PC-Fi가 끼치는 영향은 마치 워크맨이나 아이팟이 그랬던 것처럼 폭넓은 '개방 효과'가 아닌가 싶군요. 기존의 사운드 카드에 비한다면 썩 저렴한 값이 아니겠지만 PC-Fi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는 USB DAC가 고급화되고 있는 것도 주목해볼만 합니다.
이번 청음 후기는 유저분이 아닌, 제품을 직접 만든 분으로부터 받아 진행하게 되었습니다. DAC에 관심이 있다면 이미 아실만한 JAVS의 nano/S입니다. (JAVS는 지능일렉콤의 브랜드입니다) 풀 디테일의 리뷰가 아닌 '청음 후기'이기에 사운드 분석 외에는 모든 내용이 생략되었으니 양해 부탁드리겠습니다. 음, 사실 사용법이 너무 단순해서 소리 말고는 별로 적을 게 없긴 합니다.

"PC에 USB케이블로 연결하면 끝."
2. 사운드특성
※ nano/S는 약 2주일간, 하루 1~2시간 정도 사용해왔습니다. 소스기기는 Asus EEEpc, 플레이어는 foobar2000 v.0.9.6.1, 소스파일은 음반 직출의 MP3파일과 FLAC 파일을 다양하게 청음하였습니다. 디지털 규격의 리시버가 없는 관계로 모두 아날로그 출력을 사용하고 스피커는 Klipsch Promedia 4.1 (우퍼 음량 최소 / 2.1 채널 사용), 이어폰은 Sleek Audio SA6, Head-Direct RE0를 주로 활용했습니다.
nano/S의 가격은 현재 79,000원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날로그 말고도 디지털 광출력이 되는 제품치고는 꽤 저렴한 느낌인데, 스펙도 상당히 충실합니다. (JAVS 홈페이지 참조) 넷북이나 MID를 들고 다니면서 사용하신다면 nano/S를 함께 휴대해도 좋을 정도로 덩치도 작습니다. 분명히 많은 기술력이 투입되었을 것이며 섬세한 손길로 마감이 되었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나 결국 nano/S는 소리를 만들어내는 USB규격의 Audio DAC입니다. 용도는 모니터링도 바이노럴 측정도 아닌 음악 감상일 것입니다. 필자는 아예 nano/S의 뚜껑을 열어볼 생각도 하지 않고 오로지 '소리'에만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nano/S의 소리를 들으면서 느낀 '모양새'를 그래프로 그려봅니다. 실측된 것이 아님을 명심해주시고, 여러 리시버들의 전체적 청음 결과가 종합된 상태임을 감안해두시기 바랍니다.

가장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음의 깔끔함보다는 고.저음역의 강조 효과입니다. nano/S의 사운드를 처음 들으면서 이 부분이 제일 먼저 와닿았습니다. 기본적인 셋팅 자체가 플랫함을 만들기보다는 음악의 흥을 돋구기 위한 쪽으로 기울어진 느낌입니다. 필자가 사용중인 Calyx Kong과 비교한다면, nano/S의 사운드는 다분히 V자 EQ스러운 모양을 하고 있었습니다. 저음량이 더욱 늘어나지만 울림이 부드럽고 깊은 느낌을 줍니다. 스피커로 들어도, 이어폰으로 들어도 이런 풍성한 저음이 계속 유지되는데, 생각보다 Gain값이 높은 듯 합니다. 아마도 높은 출력을 확보하여 300옴 정도의 높은 저항값을 갖는 헤드폰까지 울릴 수 있도록 배려한 것 같습니다만, 음악을 들을 때 뭔가 '과도한' 느낌이 드는 때가 많았습니다. 스피커의 경우 볼륨을 줄이면 그만일지도 모르나 저음역의 다이내믹한 인상이 지워지지는 않았습니다. 이는 경쾌하고 드럼 사운드가 많은 음악에 어울리지만 클래식을 감상할때는 다소 부담스럽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싸구려 68옴 저항어댑터를 연결해봅니다."
오버하는 저음역을 억누르기 위해 임시방편으로 저항어댑터를 이어본 것이 대성공이었습니다. 저음의 풍성함과 다이내믹함을 원할 때는 필요없는 물건이겠으나, 전반적으로 깔끔한 사운드를 선호하는 필자에게는 nano/S의 기본 구성품이 되어도 좋겠다 싶을 정도로 멋진 아이템이군요.
이렇게 저음을 즐기노라면 고.중음역대가 슬슬 정체를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nano/S의 중음역은 해상도 부분에서 모자랄 것이 없지만 비중이 아주 약간 낮은 듯 합니다. 음악에서 입체감과 더 넓은 스테이지 표현을 위해 자주 쓰이는 방법이므로 그리 신경 쓸 부분은 아닐 것입니다. 문제는 사실 고음역에 있다고 생각합니다. nano/S의 고음은 그 끝부분들을 강조하는 타입으로 보입니다. 높은 음역대에서 끝이 조금씩 갈라지는 느낌이 드는데, 이런 고음 튜닝은 '시원함'을 주기에 좋지만 '깔끔함'을 주는 쪽으로는 불리한 방식입니다. 이 역시 높은 음압이 한몫을 하는 듯 하며 저항어댑터를 사용할 때에도 그리 크게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EEEpc에 기본 포함되어있는 Realtek HD 칩셋의 부자연스러우리만큼 강조된 고음이 오히려 세밀하게 느껴질 정도로, nano/S의 고음 끝처리는 거친 편이었습니다. 고음 자체는 시원스럽게 강조되어 음악을 잘 꾸며줍니다. 다만, 그 끝부분(Peak 지점)의 처리가 다소 깔끔하지 못하여 아쉬움을 남기게된 것입니다.
Realtek HD 칩셋에서 nano/S로 교체할 때의 업그레이드 효과는 확실했습니다. 크게 다가오지는 않지만 전반적으로 음역이 넓어지고 고.저음이 강조되어 더 흥겨운 음악을 들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특정 음악이 아닌 모든 장르를 재생해야하는 범용의 DAC임을 감안할 때, 덜 다이내믹하더라도 더 깔끔한 성향의 튜닝을 하는 게 어땠을까 싶습니다. 전체적으로 Gain값을 조금 낮추고 고음의 끝을 다듬는 것입니다. (조금 덜 시원해지더라도) 보통의 이어리시버나 낮은 가격대의 PC스피커들이 고.저음 부스트를 활용하고 있으니 소리 신호를 생성하는 DAC에서는 고.저음 부스트의 '정도'에 신경을 써줄 필요가 있다고 생각됩니다.
*루릭이 들어본 JAVS nano/S의 소리는?
해상도 : 가격대비 높은 편.
타격감 : 저음 타격이 강함.
공간감 : 중간 정도.
치찰음 : 있음.
자연스러움 : 고.중.저음의 연결이 유연함.
고음역 : 시원하지만 끝이 거친 느낌.
중음역 : 비중이 약간 낮으나 선명함.
저음역 : 부스트되어있으며 부드럽게 울림.
3. 장단점 및 결론

GOOD
가격대비 높은 해상도
깊고 부드럽게 울리는 저음역
작은 크기와 편리한 사용법
광출력 사용 가능
저렴한 가격
BAD
끝이 다소 거친 고음역
전체적으로 Gain값이 높음
볼륨 조절, 음소거 등의 기능이 없음
필자가 nano/S를 사용해보면서 이렇게 사운드의 장단점이 될만한 부분들을 추려내었지만, 사실상 가격 부분에서 볼 때 nano/S는 더 높은 가치를 가질 듯 합니다. 비교기로 사용했던 Calyx Kong의 경우 더 소리가 세밀하고 차분한 느낌을 보였지만 nano/S보다 2배 가량 비쌉니다. JAVS가 보유한 중급형의 DAC 제품군을 볼 때 nano/S는 그들의 컴팩트 모델로써 부족함이 없습니다. 자동차로 본다면 Mini나 Beatle이 경차의 민첩함과 특유의 매력을 보이듯이, nano/S는 국민형 DAC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